동물의 개성
작성자 이일하 작성일 2016-06-21 21:14:07 조회 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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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개성

 

18세기 위대한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동물에겐 영혼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물론 이 경우 인간을 제외한 동물을 말한다. 이러한 칸트식 사고방식에 젖은 19세기 마부들은 마차를 끄는 말에게 사정없이,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마구 채찍을 휘둘렀다고 한다. 얼마나 마차를 끄는 말들에게 가혹했던지 당시 독일의 철학자였던 니체는 채찍에 맞고 있는 말을 붙잡고 “말들에게 미안하다. 선배 철학자의 분별없는 주장에 내가 대신 사과하마!”라고 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동물에겐 영혼이 없다는 이러한 주장은 돌이켜보면 내가 청년 시절이었던 80년대에도 횡행했던 것 같다. 대학 기숙사에서 친하게 지내던 동무들과 같이 얘기를 나누다가 우리 집 개가 실수를 했을 때 짓는 표정에 대해 설명하는데 그 동무들의 반응이 “에이~ 개가 무슨 표정을 짓냐!” 라고 하더니 개에게 영혼이 없다 라는 칸트의 주장을 알려주었다. 지금 이 얘기를 펫팸을 정성껏 키우는 사람들에게 얘기하면 뭔 달나라 같은 소리냐고 할 것이다. 그런데 그때는 정말 그랬다.

 

생물학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인간과 다른 동물의 차이가 점차 없어지고 있다. 인간과 동물이 그토록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침팬지와 인간의 차이가 게놈 수준에서는 고작 1..3%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더구나 진화생물학 혹은 동물행동생태학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과거 인간 고유의 특성이라고 믿어져 왔던 많은 성질들이 동물 형질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는 사실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 이젠 더 이상 다른 동물도 그렇단 말야 라고 놀랄 일도 아니다. 이젠 심지어 다른 동물에게도 개성이 있고, 이 개성이 생물의 진화 방향을 추동하기도 한단다. 재미있는 연구라 생각되어 기사를 올려본다.

2016. 6. 21

 

Reference

The power of personality. Science Vol. 352; 644-647.